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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이야기

책의 수난기

책의 수난, 특히 도서관 특히 어린이책 특히 만화책.
책이 구입되어 도서관에 들어오면 등록번호가 매겨지고 청구기호가 붙는다. 도난방지를 위한 칩도 첨부된다. 이렇게 단장된 책들은 그 자태가 오래가지  못한다. 인기가 많을수록 읽는 독자가 어릴수록 금방 늙는다.
도서관 책들에게 특히 주말 특히 방학은 가히 책들의 수난기다. 찢겨지고 낙서는 기본 심지어 코딱지도 붙어 있기도. 책의 수난은 고스란히 도서관 직원의 수난과도 연결되어 있다. 어느 사서가 주말이나 방학 기간의 어린이자료실을 지옥에 비유할 만큼.

도서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몇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방학이면 하루종일 도서관 문 닫을 때까지 죽 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시골 어르신들이 댁에 냉난방비 아끼려고 마을회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이들은 꼭 마감시간에 빌릴 책을 들고 온다...

여러 도서관을  다니면서 책을 수집하듯 빌리는 사람들도 있다. 대출목록은 늘 만원이다. 내가 보기에 그들의 집에는 늘 수십권의, 어떤 때는 백권 이상의 대출도서가 쌓여있다. 이 정도로 책을 읽어대는 아이들이 정상일까 내가 늘 궁금해하는 지점이다. 그 정도로 책을 읽으려면 아이들은 매일 집에서 하루내내 책만 읽어야 할 거 같다. 아니 그렇게 해도 다 못 읽을 양이다.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 하면 보통 지적이고 반듯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생각보다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